세도나 도서관의 캠프파이어 스토리 모임을 소개합니다. 이야기와 음악, 시 낭송, 그리고 그림책 낭독까지, 따뜻한 밤의 기억을 함께 나눕니다.
목차
세도나의 모닥불 이야기 모임
한 달에 한 번, 나는 특별한 모임을 기다립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 **세도나 도서관 앞에서 열리는 ‘스토리텔링 코트’**는 지역 주민과 여행자들이 함께 둘러앉아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조용히 서로의 감정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모임에서는 준비해 온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즉석에서 떠오른 감정이나 기억을 담담히 꺼내놓기도 합니다. 유년 시절의 따뜻한 추억, 가족과 함께한 기억, 여행지에서 겪은 인상적인 사건, 또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귀신 이야기까지 그 내용은 다양합니다. 특히 밤공기와 어우러진 이야기의 분위기는 더욱 몰입감을 높여주며, 함께 불을 쬐며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시간은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됩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공감과 연결은 그 어떤 언어보다 강력합니다. 이곳에서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 통하고,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관계가 시작됩니다. 스토리텔링 코트는 이야기 이상의 경험이며, 매달 기다려지는 특별한 밤입니다.
『The Greatest Catch』를 전하는 밤
이번 달에는 나의 그림책 『The Greatest Catch』를 직접 낭독할 예정입니다. 이 책은 한국의 조용한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딸이 함께 떠나는 미꾸라지 잡기 모험을 담고 있습니다. 단순한 자연 체험을 그린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가족 간의 정(情), 부모와 자녀 간의 연결,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순수한 기쁨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은 아버지의 품이었고,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아버지와 함께한 작은 모험들 속에 있었습니다. 그 기억이 오랜 시간 동안 내 안에 머물렀고, 그것이 지금 이 그림책을 만들게 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억’**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고 있습니다. 책을 낭독할 때는 단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이야기의 숨결까지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참석한 이들의 눈빛, 작은 미소, 조용한 고개 끄덕임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소중한 피드백이 됩니다. 이 그림책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따뜻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고, 공감과 연결을 만드는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세도나 도서관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들
이 특별한 모임은 **세도나 공공 도서관(Sedona Public Library)**에서 매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 열립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지역 주민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열린 공간이 됩니다. 처음에는 낯선 얼굴들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더 깊이 공감하게 되었고, 점차 따뜻한 연대감과 유대가 생겼습니다. 한 친구는 자신이 직접 쓴 시를 낭송하고, 또 다른 이는 기타를 들고와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물들입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전통과 문화 속 이야기를 꺼내어 나누고, 서로의 삶과 세계를 이해하게 됩니다. 어떤 날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나누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가족, 사랑, 상실, 희망 등 일상의 깊은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냅니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읽는 장소가 아니라, 삶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열린 문화 공간입니다. 모닥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 하나하나는 우리 안에 오래도록 머무르며 따뜻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피어오를까요? 이 작은 도서관 마당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마법을, 나는 벌써부터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