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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도나 도서관에서 열린 특별한 오후
세도나 도서관은 자연과 예술, 치유가 공존하는 이 도시의 분위기를 닮은 공간입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독서의 장소로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리듬이 도서관에 울려 퍼졌습니다. 오후 5시, 여성들을 위한 드럼 서클이 열렸고, 저는 처음으로 직접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세도나의 Posse Grounds Park에서 매주 목요일 열리는 드럼 서클을 종종 들으러 간 적은 있었지만, 참여자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북소리를 멀리서 듣는 것과, 직접 손으로 리듬을 만들며 안에 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느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드럼 서클이 열린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고요한 책장들 사이로 모여든 여성들은 각자 다른 삶의 순간에서 모였지만, 북소리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낯설지 않은 공기가 감돌았고, 나이도 국적도 다양한 이들이 하나의 원을 이루며 앉아 북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 순간, 도서관은 단순한 지식의 공간을 넘어, 감정과 에너지가 흐르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처음 직접 참여한 여성 드럼 서클의 분위기
처음 직접 참여한 여성 드럼 서클의 분위기 드럼 서클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렘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도 느껴졌습니다. 자리에 앉아 북을 받는 순간, 나도 이 모임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 났습니다. 리더는 간단한 소개와 함께 리듬을 천천히 이끌어 주었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속도로 그 리듬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임에는 음악적 배경이나 기술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리듬을 느끼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틀릴까 걱정할 필요도 없고, 정해진 답도 없었습니다. 서로를 평가하지 않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저는 점점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 간에는 말보다는 리듬으로 소통이 이루어졌습니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북소리 속에서 웃음과 눈빛이 오갔고, 묘한 동질감이 형성되었습니다. 드럼이 중심이었지만, 그 안에는 이야기가 있고 감정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깊이 연결되는 경험은 흔치 않기에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그날의 드럼 서클은 여성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조용한 연대의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말로는 전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리듬을 통해 전해졌고, 그것이 치유로 이어지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이라는 장소 특유의 편안함과 이 공동체의 따뜻함이 어우러지며, 저에게 잊지 못할 첫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 시간의 리듬이 전해준 치유
드럼 서클을 이끈 사람은 네이티브 아메리칸 출신의 여성으로, 타고난 감각으로 드럼을 다루는 분이었습니다. 켈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초청을 받아 드럼을 가르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유튜브에서 그녀가 드럼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신들린 영혼의 소리를 두드리는 듯한 깊은 울림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몇 달 전, 그녀와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스스로 음악적인 재능이 없다고 느끼며, 어떤 새로운 시도에도 늘 소극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짧은 말과 따뜻한 눈빛으로 “당신 안에도 리듬이 있다”는 용기를 주었고, 그 말은 제 마음 한편을 움직였습니다. 이번 드럼 서클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서, 그때 받았던 용기를 리듬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드럼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제가, 아무도 틀렸다 말하지 않는 이 원 안에서 리듬을 나누고, 자신 있게 손을 움직이는 모습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드럼을 두드리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졌고, 동시에 무언가 안에서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극적이었던 제 안에 있던 용기의 씨앗이 북소리에 맞춰 자라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한 시간이 주는 여운은 아직도 제 가슴 안에서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