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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위에서 시작하는 세도나의 장관
세도나에서 플래그스태프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드라이브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89A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세도나의 상징인 붉은 바위 지형이 먼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바위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사암층으로, 햇빛의 각도에 따라 붉은색에서 주황색, 보랏빛까지 다양한 색을 띠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도로 양옆으로는 절벽과 암석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으며, 아침 해가 떠오르거나 해질 무렵에는 그 풍경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옵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배경도 인상적입니다. 봄에는 연초록의 신록이, 가을에는 노란 단풍과 붉은 나뭇잎이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단순한 경치 구경을 넘어, 여행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세도나 시내를 지나 처음 맞이하는 이 붉은 바위 구간은, 플래그스태프로 향하는 여정의 서막을 장식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됩니다.
오크 크리크 캐년과 슬라이드 록 주립공원
세도나를 벗어나 89A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곧 오크 크리크 캐년(Oak Creek Canyon)이 시작됩니다. 이 협곡은 약 19km에 걸쳐 펼쳐지며, 붉은 바위 절벽과 울창한 초록 숲이 조화를 이루는 장엄한 자연경관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도로 아래로 흐르는 오크 크리크는 계곡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흐르는 물소리와 맑은 계곡물은 운전 중인 이들에게도 시원한 인상을 남깁니다. 여름철이면 이곳을 찾는 이들이 계곡물에서 수영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는 슬라이드 록 주립공원(Slide Rock State Park)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자연적으로 깎인 매끄러운 암반 위를 개울물이 흘러내려 마치 천연 워터슬라이드처럼 활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독특한 지형은 특히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여름철이면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장소입니다. 슬라이드 록 주립공원은 단순한 놀이터를 넘어, 자연이 빚어낸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친환경적인 여가 공간입니다.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협곡의 절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소박한 피크닉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기에 충분한 장소입니다. 오크 크리크 캐년과 슬라이드 록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세도나에서 플래그스태프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구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스태프의 고지대 숲과 도착
스위처백(Switchback) 로드를 지나며 경사진 도로를 넘어서면, 지형은 점차 평탄해지고 풍경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붉은 바위들이 사라진 자리에 키 큰 소나무들이 등장하고, 도로 양옆은 초록의 숲으로 채워집니다. 이 지역은 폰더로사 소나무 숲(Ponderosa Pine Forest)으로 불리며, 애리조나에서 가장 높은 고지대에 위치한 삼림 중 하나입니다. 해발 2,100m가 넘는 고도와 함께, 기온이 뚝 떨어지고 여름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고지대 숲은 세도나에서 출발한 여정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풍경으로, 전환된 자연의 느낌을 강하게 전달합니다. 마침내 플래그스태프 도심에 도착하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집니다. 이 도시는 노던 애리조나 대학교(Northern Arizona University, NAU)가 위치한 대학 도시로,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개성 있는 카페와 서점 등 학생 중심의 문화가 도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또한 플래그스태프는 로웰 천문대(Lowell Observatory)로도 유명합니다. 이곳은 빛 공해가 적고 고도가 높아 별 관측에 매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천문 애호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은하수가 선명하게 펼쳐지며, 자연과 우주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세도나에서 플래그스태프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붉은 바위, 협곡, 숲, 고지대 도시로 이어지는 변화무쌍한 풍경 속에서 애리조나의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드라이브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