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Pot
세도나에는 수많은 하이킹 코스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Coffee Pot Trail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보석 같은 곳이다. Cathedral Rock, Devil’s Bridge 같은 유명한 트레일에 비해 조용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세도나의 붉은 바위와 사막 식물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이번 하이킹에서는 예상치 못한 작은 사건(?)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되었다.
1️⃣ 조용한 아침, 향나무길을 따라 걷다
- 위치: 세도나, 애리조나
- 총 거리: 약 2마일(왕복)
- 난이도: 쉬움~중간
- 소요 시간: 약 1~1.5시간
- 주차: Posse Park에 주차 후 트레일까지 도보 이동(약 15분) 또는 세도나 셔틀 이용(한 시간에 한 대 운행)
Coffee Pot Trail 근처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어, Posse Park에 차를 세운 후 트레일까지 약 15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운행하는 세도나 셔틀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나는 가는 길에는 걸어서 갔고, 돌아올 때는 기다렸다가 셔틀을 탔다.
트레일 초반부는 붉은 흙길과 함께 시작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향이 짙은 향나무(Juniper Tree)가 길가에 늘어서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상쾌한 향이 퍼지면서 기분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길가에는 Prickly Pear Cactus(손바닥 선인장)과 키 작은 관목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세도나 특유의 붉은 바위들과 대비되는 초록빛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색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2️⃣ 하산 중 깨달은 사실 – 열쇠가 없다!
트레일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점점 길이 바위투성이로 변하기 시작했다. 세도나의 많은 트레일이 그렇듯, 붉은 사암층이 드러난 길을 따라 걸으며 커피포트 바위(Coffee Pot Rock)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가파른 바위를 따라 조금 더,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발을 헛디딜 뻔했다.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순간 중심을 잃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다.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고 내려가자.'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조심스럽게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다리가 후들거려 잠시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기로 했다. 물을 마시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멀리 펼쳐진 붉은 산맥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바위에 기대어 쉬었다.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차 키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마...?"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차 키를 어디에서 잃어버린 걸까?
3️⃣ 기억을 더듬어 찾은 열쇠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무작정 올라가면서 찾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바위에 다시 앉아, 아까 걸었던 길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 분명히 내려올 때까지는 키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은 어디였지?'
그때 떠올랐다. 내려오기 전에 바위 위에 한참을 누워 있었던 순간. 다리가 후들거려 앉아서 쉬다가, 결국은 바위에 등을 대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던 그때였다.
"거기다!"
나는 다시 그 지점까지 올라갔다. 예상대로, 바위 위에서 열쇠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안도감에 깊은숨을 내쉬며 그것을 집어 들었다.
🚶♂️ Coffee Pot Trail을 추천하는 이유
- 비교적 쉬운 난이도 – 장거리 하이킹이 부담스럽다면, 짧고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이 트레일이 제격이다.
- 조용한 분위기 – 세도나의 인기 하이킹 코스보다 사람이 적어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 아름다운 풍경 – 커피포트 바위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세도나의 전경이 펼쳐진다.
-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트레일 – 관광객보다는 세도나 주민들이 주로 찾는 코스라, 세도나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하이킹 팁 & 준비물
- 등산화 필수 – 길이 평탄한 부분도 있지만, 바위 구간이 있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은 신발이 필요하다.
- 물과 간식 준비 – 길지는 않지만, 트레일 끝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려면 작은 간식과 충분한 물을 챙기는 것이 좋다.
- 햇빛 차단 – 세도나는 사막 기후라 햇볕이 강하다. 모자와 선크림을 꼭 챙기자.
- 주머니 확인 필수! –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물건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중요한 물건은 깊숙한 주머니나 가방에 보관하자.
- 셔틀 시간 확인 – 올 때 셔틀을 타려면 한 시간에 한 번 오는 셔틀 시간을 미리 체크해 보자.